청주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.
생각보다 많은 일이 있었던 청주도 이제 안녕이다. 부푼 기대를 안고 첫 자취를 시작했던 날 밤, 엄마가 보고 싶어 잠을 설쳤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근 2년이란 시간이 지났구나. 역시 생각 없이 흘려보낸 시간은 빠르다.
다시 엄마 내음이 가득한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것이 쓰라리지만 금방 적응하겠지.
미련이 시간이 지나 안주거리가 되고, 또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마음 저 깊숙한 곳에 들어가 이따금씩 잊을만하면 날 긁는 것처럼 이미 큰 덩어리가 되어버린 이곳에서의 기억이 당분간은 아련하게 느껴질 것 같다.
마지막으로 평소엔 하지도 않았던 동네 한바퀴를 돌며 놓쳤던 것들을 눈에 담아봤다. 항상 마지막이 되어서야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들을 미리 깨닫지 못하는 것도 참 고쳐지지 않아.
결국 집에서 30미터 거리에 있는 소머리국밥집은 가보지 못했구나.
끝.
...
2023. 8. 5. 08:37